자기 자신의 몸이 정상인지 아닌지는 나보다 다른사람이 더 잘알고, 전문의가 더 잘알테니.. 하는 마음과 특별한 일이 있어서.. 건강검진하러 가게 되었다. 실은 더 일찍 가고 싶었는데.. 년말에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9월에 예약했는데 11월이 되서야 할 수 있었다.
0 가기 전날
별생각없이 있었는데 갑자기 낯선 번호로 전화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받으니.. 병원이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거 같은데 결론은 일찍오라는 소리였다.
감히 나에게 명령을?... 당연히 ㅇㅋ 했다. 일찍가서 일찍 끝나면 좋지. 그전까지 밥도 못먹고 물도 못마시니..
21:00 이후로는 식사하면 안되고 자정 이후로 부터는 물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똥줄타기 시작하는 20:30분에 식사를 시작 20:50붙에 식사를 마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까X활명수를 들이켜서 소화를 도왔다. 그리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23:50 마지막 물이라고 생각하고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하.. 모닝 물한잔이 최고인데...
1 출발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일찍 잠에 들었고, 아침에 번개처럼 일어났다. 간단히 씻고 출발.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생각했지만 그냥 택시 탔다. 카X오 택시 짱짱
2 대기
병원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데, 다들 종이 뭉치를 들고있었다. 나는 없는데.. 뭔가 불안한 예감이 머리를 스쳤는데, 귀찮아서 그냥 있었다. 10분정도 지나니 순서대로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고, 곧 내차례가 왔다. 허리를 펴고 떳떳하게 종이뭉치 없다고 하니.. 그냥 끝나고 쓰라고 했다. 휴.. 그대로 탈의실로 향했다.
3 환복
찜질방 탈의실 같은 곳으로 들어가 정해진 번호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옷은.. 찜질방보다 간지터졌다. 가져갈뻔.. 인증샷을 찍을려고 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서 카메라를 껐고, 옷을 추리고 밖으로 나갔다. 대기하는곳에서 어슬렁 거리니 직원이 나를 불렀고, 마음의 준비도 못한체 검진을 받기 시작했다.
4 혈압
어느 병원에나 다 있는 혈압측정기에 앉아 팔을 넣고 시작했다. 예전에 혈압이 좀 높았던적이 있는데 과연...?... 이번에도 살짝 혈압이 높았다. 운동좀 더 해야지.
5 키 몸무게 체지방
대가리 머리에 이상한 자같은걸로 후리고 올라가는 형태가 아닌 최첨단? 기계 시스템으로 내 키와 몸무게를 측정했다. 키는 생각보다 크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몸무게는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옷이.. 좀 무겁네.. 그리고 헬스장에서 봤던 체지방 측정기를 사용했는데.. 못봄. 암튼 건강할듯
6 심전도
이상한 곳으로 끌려가 상의를 풀어 해치고 수상한 집게로 나의 사지를 꼬집었다. 생각보다 금방 끝났고, 집게에서 벗어나자마자 일어나서 도망쳤다.
7 폐검사
여긴 뭐하는 곳인가 싶었는데 직원이 이상한 호수같은거를 들어니 이상한 설명했다. 평소 숨쉬는대로 2번쉬고 빠르고 깊게 들이 쉰다음 길게 내뱉으라는 거다. 흠.. 이상해서 하라는대로 했다. 당연히 정상.
8 소변검사
아까 대기하면서 화장실을 갔다와버렸는데.. 이런 젠장! 안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긴장감에 소변이 마려워졌고, 다행히 할당량?을 맞출 수 있었다.
더 자세한 설명할려고 했는데 더러워서 삭제
9 혈액검사
드디어 바늘이다. 보통 내팔에서 혈관찾는걸 다들 힘들어 하던데, 프로페셔날한 간호사는 한방에 끝냈다. 마지막에 영양제 맞기로 해서 수도꼭지를 내 팔에 박아두었다. 그래서 다음 검사부터 무척 신경쓰였다.
10 CT촬영
드디어 검사하던 층을 벗어나 다른 층으로 갔다. 지하였는데, 분위기가 그리 썩 좋지 않았다. 흉부와 복부를 촬영한단다. 마치 포탈을 연상시키는 곳에 누워서 굴욕적인 만세자세를 취하고, "숨참으세요". "숨쉬세요." 라는 명령에 따르니 금방끝났다.
11 초음파 검사
갑상선과 복부를 검사했는데, 갑상선할때는 뭐 반항할수 없었다. 그 후 복부를 검사하는데... 갑자기 배불뚝? 배를 최대한 내밀어 보라는 것이었다. 하.. 이거 아 제길.. 있는 힘껏 최대한 내밀었는데 내가 봐도 좀 놀라웠다. 이게 과연 정상인의 배인가..? 그상태에서 숨들이마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다가 끝났다.
이 검사가 최고로 굴욕적이었던거 같다.
12 시력검사
이상한 삼지창 보면서 이야기했다.
13 청력검사
방음실에 들어가 PC방에있는 헤드셋보다 구려보이는 걸 착용하고 소리들리는지 체크했다.
14 안구검사?
갑자기 태양권을 쏘고, 이상한 빨간점 쳐다보라고 했다.
15 위내시경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위내시경. 먼저 상담을 받았는데.. 뭐였는지 기억 안난다. 이상한 말듣고 싸인했던거 같은데.. 모름 녹취해놨으니깐 문제생기면 그 때 들어봐야지.
그리고 몇명모여서 다른곳으로 쪼르르 이동했다. 가자마자 가스를 없애는? 이상한 약을 마시고 기다렸다. 5분정도 기다리니 내차례가 되었고, ......
아무튼 기다리던 수면마취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녹취를 하고 싶었지만 핸드폰을 끄라는 소리에 껐다.
그동안 할 기회가 없었는데, 너무 궁금했다. 과연 영화처럼 스스륵.. 픽! 이 될것인가. 아니면 더 말똥말똥 해질것인가.. 옆으로 누워 자세를 취하는데 갑자기 나에게 재갈을 물렸다. 으.. 도망칠수도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내 수도꼭지로 이상한 약을 투여했다. 으.. 이게 그건가..
긴장해서 그런지 더 말똥말똥 해진 느낌이었다. 혹시 잠에 안들면 어떡하지..? 이 더러운 호수가 내 몸에 들어오는걸 느껴야하는건가..? 아.... 이런저런 잡생각에 빠져있는데, 그 .. 삐요옹~ 하는 느낌이 들면서 기절한것 같다.
이 삐요옹... 이게 애매한데. 영화의 한장면 같은 그런거? 기절할때나 뭐 등등 효과로 쓰이는거 같은데,
세상이 일그러지는 느낌? 암튼 신기했다.
눈을 뜨니 아까 그자리였고, 코에서 뭔가가 나오는것 같아서 손가락을 대니 코피가 줄줄 나왔다. 간호사를 불러서 휴지좀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바로 한말은.. "코피가 왜나요?" 가 아닌 "이상한 소리 안했나요?" 였다. 뭐 아무말도 안했다는데 진실은 모르지.. 아 미치도록 궁금하네. 그리고 코피 물어보니.. 갑자기 코피가 났다는거다.. 수상한데..
멍하니 앉아있으니 화장실 가서 씻고 오라고 했다. 씻고와서 아까 그방 들어가니 다른 사람을 시술? 하고 있었다. 참 자연스럽게 쫒겨난듯 싶다.
내시경 검사에 대해서 의사랑 1:1 이야기 한다고 해서 기다렸다. 코피를 닦으면서 코피가 왜 날까? 쳐맞은건가? 생각하면서 얼굴을 눌러봤는데 아프지는 않았다. 내가 요동쳐서 콧구멍에 쑤셨나.? 별생각 하다보니 불려가서 의사랑 1:1 . 몇달간 속쓰림에 시달렸는데 뭐 그리 나쁘지 않았다. 식도에 혹있는데 괜찮단다.
내 진찰 서류를 받고 다른곳으로 걸어가는데, 문득 궁금해서 서류를 펼쳐봤다. 거기에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수면내시경 평가? 하는게 있어서 봤는데, 내가 기침 많이했고, 몸부림 쳤다고 되어있었다. ... 나는 무슨짓을 한거지?
16 영양주사
몸 건강하고 괜찮은데 선택사항중에 별거 없어서 선택한 영양주사. 금방끝난다고 했는데 잘 안들어가서 30분정도 걸린거 같다. 별느낌 없었다.
17 치과
뻥안치고 30초도 안걸렸다. 그냥 한번 휘젖더니 내 깨진 이빨보고 "이빨이 깨졌네요." 하고 땡. 흠.. 말을 아낀다.
18 겁나 맛있는 죽
검사가 다 끝나서 결재를 하니 식권을 줬다. 이걸로 죽 바꿔먹으라는데, 별 기대 안했다. 식권을 주고 기다리니 나에게 죽을 줬고, 한 술 떠먹었다.
!!!!!!!!!! 개맛있음. 땅콩을 갈아 넣었나? 고소하다. 순식간에 해치웠다.
솔직히 이정도면 테이스팀에도 올려도 될 것 같다. 본X보다 맛있었음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리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검진하는 것에 대한 순서는 딱히 없었다. 하지만 난 줄을 잘서서 잘받은듯 다른 사람은 꼬여서 엄청 오래걸렸다고 들었다.
어쨋든 검진을 무사히 마치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결과만 좋게 나오길....
ps 생각할수록 내시경할때 무슨짓한건지 궁금하다. 한 2일간 목구멍이 아팠고, 코피가 넘어갔는데 당일에는 침을 뱉는 내내 피가 섞여 나왔다. ㅠㅠ ..
ps 몸이 건강한거 같아도 검진은 꼭 받아야한다. 동네병원을 너무 믿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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