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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7일 금요일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5 - 여행 첫째 날 ~ 둘째 날



저번 이야기..

여행을 갑자기 가고 싶어서 여러가진 준비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로 떠났다. 바다를 보고 밥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만장굴!에 갔다가.. 생각지 못한 분을 만나게 되었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주 힘겨운 일을 겪고, 숙소에 도달했다.
개피곤한 상태에서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일반 펜션. 게스트하우스가 저렴하고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무런 터치없이 혼자 있고 싶었다. 애초에 조용히 있고 싶어서 홀로 여행도 했으니.. 물론 이와중에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좀 아이러니 하긴 하다.

미리 공지되어있던데로 펜션 슈퍼로 가서 조심스럽게 예약했다고 이야기했다, 집주인으로 보이는 노부부께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예약한 사람이 맞는지, 2명인줄 알았는데 왜 한명인지.. (ㅠㅠ). 의심은 금방 풀렸고, 미리 공지된 대로 현금을 꺼내 드렸다. 심플하게 키만 주시기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왜 영수증이 필요하냐고 나에게 물었는데, 영수증 받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어쨋든 간이영수증이라도 받아서 숙소로 올라갔다.

샤워를 하고 나니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출출함과 목이 너무 말랐다. 당연하겠지만 펜션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펜션 슈퍼가 있긴한데, 찾아보니 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와 목을 충분히 적신 뒤, 오늘 입었던 옷들을 세탁하기 위해 세탁기를 뒤져보았다. 분명 세탁기가 있다고 했는데 안보이네.. 펜션 주인 아저씨에게 여쭤보았다.

나 "세탁기 어디에 있나요?"
주인 "세탁할께 얼마나 있는데? 그거 XX에 있어"
나 "적당히 있어요. 알겠습니다."
주인 "근데 세탁기 사용할줄 알아?"



아 너무 순하게 생겨서 그런가? (엌ㅋㅋㅋㅋ) 초고수라고 이야기하고 돌아갔다.
빨래거리를 가지고 세탁실로 갔는데, 주인아저씨가 따라와서 내가 세탁기 만지는걸 지켜봤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저씨도 잘 모르는거 같은데 ;;.. 여유있게 세탁기를 돌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와서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는데 살짝 슬펐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컵라면을 먹어야 하는건가 ㅠㅠ.. 내일은 오기전에 제주도 맛난 음식들을 싸가지고 와서 먹어야지!.



어쨋든 안전하게 컵라면에 물을 부어넣는데 성공했고, 조금 뒤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아 .. 살짝 슬픔.. 먹는거 대부분 사진찍는데 이 광경은 차마 찍기 싫어서 안찍었다. ㅠㅠ

대충 정리하고 세탁 시간이 된거 같아서 내려갔는데, 아 망할 탈수가 안됬네. 다행인건 아저씨한테 안들켰다. ㅋㅋ. 탈수를 다시 가동하고 숙소로 올라가 잠시 일정 점검을 했다. 성산일출봉 일출 시간은 대략 05:30분. 여유있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04:15분쯤 일어나는 게 좋을것 같아서, 이때 부터 10분 단위로 알람은 맞춰놨다. 이 개고생을 했는데 일출은 꼭 봐야지!

조금 뒤 세탁물을 찾아와 대충 걸어두고, 자리에 누워 오늘 하루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무런 계획없이 떠나왔고, 여러가지 괴로운 일들이 있었지만 어쨋든 재미? 있었고, 이렇게 숙소에서 편하게 누워있다. 내일은 또 즐거운 일이 있겠지? 일단.. 일찍 일어나야할텐데...

에어컨의 시원함과 침대의 포근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제주도 1일차 끝


2일차.

몇번째 인지 모르지만 알람소리에 눈을 팍! 떴다. 다행히 해는 떠있지 않았고, 어두운 방안을 뒤져서 핸드폰을 찾았고, 핸드폰 불빛으로 방에 불을 켰다. 현재 시각은 04:15. 내가 아침잠이 좀 많은줄 알았는데, 힘든 일정으로 인해 피곤했지만 정신력만 있으면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닳게 되었다. 인간의 신비. 역시 한계란 없다.

시원하게 씻고 나와서, 살짝 고민을 하다가 일출을 보며 인증샷을 찍어야 하니 나름 샤방샤방한 옷을 입고 나왔다.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거지만 30분 밖에 안되고, 대부분 후기가 편안하게 올라갔다고 했으니 걱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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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갔을때도 안개때문에 백록담을 내눈으로 못봤단 말이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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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겁나 많이 찍었지만 중간중간 눈으로 계속 감상했다. 눈이야 말로 최고의 카메라!

참 더럽게 재수없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출을 보다니 앞으로의 내 일정과 삶이 잘 풀릴것 같다. 생각해보면 365일 1년 내내 있는 일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는 이 광경에 기분이 좋고, 앞으로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마냥 잘 될거라는 믿음도 생겼으니깐 말이다.

기분 좋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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