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쇠고기 패티가 내손에 들어왔다. 별 생각없이 구워서 먹었는데, 어쩌다가 설명서를 확인해 보니 햄버거로 먹으면 더 맛있다는 문구를 보고말았다.
햄버거.. 그래 햄버거를 먹어본지 오래된 것 같다. 오늘은 햄버거를 먹어보자!
그 후.. 나는 정신을 놓은채 마트로 향했고, 오랫만에 식빵을 구입해서 돌아왔다. 근데 식빵이.. 생각보다 비쌌다. 제길..
일단 재료는
식빵, 쇠고기패티, 버터, 마요네즈
든든하다. 각각의 재료 모두 맛있기 때문에 대충 해도 맛있는 햄버거가 완성되겠지.
햄버거에는 탄산음료를 마셔야하지만 우유도 나쁘지 않다. 단지 .. 일주일 정도 지난 우유라는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내 몸은 튼튼하니깐 이정도는 버틸수 있을꺼라고 믿었다.
버터를 아주 조금 짤라서 후라이팬에 올려서 녹여버렸다. 고소한 버터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
곧바로 쇠고기 패티를 굽기 시작했다. 어디서 봤는데 뚜껑을 덮으면 속까지 익힐 수 있다고 해서 덮었다. 사진을 다시 보니 그리 썩 맛있어보이게 구운건 아니네..
패티를 구우면서 갑자기 목이 말랐고, 눈앞에 있는 우유를 마셔보기로 했다.
쿠뤀레뤠룰
... 정신을 놓았는지 한모금 마시고 두모금째에 맛이 이상하다는걸 눈치 챘다. 재빨리 싱크대에 뱉어버렸는데, 아.. 큰일날뻔했다. 우유가 일주일은 버틸줄 알았는데.. 벌써 여름인걸 깜빡했네.햄버거 먹어야하는데 속이 안좋다... 어쨋든 우유는 모두 버렸다.
건강한 우유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면 건강하지 않은 우유로 바뀐다.
그나마 다행인건 냉장고에 우유친구 요구르트가 존재했다.
요구르트를 꺼내면서 발견했는데, 냉장고에 피클도 존재했다. 물론 언제 부터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을뿐... 위에 우유 사건을 경험한 직후여서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아보고, 한조각 먹어보았다.
...
이정도면 먹을만하다고 판단. 햄버거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쇠고기 패티도 대충 구워졌고, 재료도 준비되었으니 이제 조립만 하면 된다.
버터 식빵위에 쇠고기 패티를 얹고, 그 위에 피클, 그리고 마요네즈(쇠고기 패티 설명서에 적혀있었음)
간단하게 완성!
두근두근두근두근
어떤 맛일까 기대된다.
(먹기전.. 고기가 덜 구워졌다는 증거가 눈에 띄었는데.. 썩 보기 좋지 않아서 그부분은 제거 했습니다.)
수제 햄버거 version 1 완성 및 시식
냠냠냠....
(╯°Д°)╯ ┻━┻
가끔.. 요리프로를 보면..
"재료가 따로 도는 느낌이네요" 라는 멘트를 들은적이 있다. 딱 그맛
맛있는데.. 맛없다....
그냥 평소처럼 밥 + 고기 먹는게 더 맛있다. (feat 이상한 소스)
... 이 기분 .. 더럽다. ㅠㅠ
위에 버전1을 힘겹게 다먹고.. 뭔가 억울해서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버전1 버거의 실패 이유중 하나는 재료가 따로 도는 느낌에 제일 강했는데, 그 중 패티가 제일 이상했다. 하지만 스X 이라면? 부드럽게 융화될것 같다. 그래서 쇠고기 패티대신 스X 을 넣어보기로 결정했다.
일단 난장판이 된 부엌을 청소했다.
(이 때가 제일 힘겨운거 같아요. 맛도 없고 시간도 잡아먹고 설거지할것들은 더럽게 많고..)
정리가 끝났으니 ㄱㄱ
이번에는 좀 요령이 생겨서 고소한 버터가 넓게~ 퍼져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 아름답게 구워졌다.
저번에 초고추장햄볶음밥을 해먹고 남은 스X를 꺼내들어서 4조각으로 나누었다.
적다고 느껴지겠지만 더 없어서.. 많이 넣으면 짜서 적게 한거임..
중간에 딴짓하다가 탈뻔했지만 손쉽게 구워버렸다.
그러다가 냉동실에 있는 한가지가 떠올랐다.! 그것은..
이거 이름을 모르는데.. 그 타코야키 위에 뿌려져있는 '그거' 다. 이거 유통기한.. 생각보다 오래지났는데 냉동실에 넣어놨으니 괜찮다. 저번에 먹어봤는데 아직까지 내가 살아있다는게 증거.
이번에도 재료가 준비되었고 스X도 준비되었으니 세팅하면 된다.
먼저 버터 + 식빵 위에 피클을 살포시 올려준다.
그리고 스X을 그 위에 깔고, 마요네스를 살짝 뿌려줬다.
그리고 마지막.. 그 타코야키 위에 뿌리는 '그거' 를 뿌림
위 움짤을 보면 중간에 햄버거..? 가 꾸겨져 있는데, 그 타코야키위에 뿌리는 그거 녹일려고 전자렌지에 적당히 돌려서 그렇다.
어쨋든 마지막 식빵 뚜겅을 덮고 완성!!!
수제 햄버거 version 2 완성 및 시식
냠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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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다. 만약 이걸 돈주고 사먹었으면 경찰서에 신고해야한다...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먹기 힘들었다. 그냥 라면먹는게 1000배는 더 맛있음.
어쨋든 다먹었다.
다먹은 이유는 배고 파서.. 실패라는 경험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벌받는 느낌으로 먹었다. 아 셀프고문..
다먹었는데 속이 너무 안좋았다. 메스껍고.. 아 이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수박 먹음.
오늘 먹었던 것들중 제일 맛있었다. 수박 최고!! ♪♪(o*゜∇゜)o~♪♪
참고한 레시피 : 뇌시피 ( 뇌 + 레시피 )
뇌피셜도 위험하지만 뇌시피도 위험하다. 다음에는 꼭 인터넷을 참고해서 만들어야겠다.
.. 이 뒤로 햄버거는 안해먹었습니다. 근데 식빵을 처리해야해서.. 딸기쨈 사서 먹었어요. 2000배는 더 맛있었습니다. 딸기잼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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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혹시 이 포스팅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사죄하는 마음을.. 표현할수는 없구요. 그냥 제가 만든거 제가 다 먹었다.. 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괴로웠습니다.